SNS를 열면 비교가 시작되는 이유: 하이라이트 릴, 사회 비교, FOMO

인스타그램을 켠 건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잠깐만 보려고 했어요. 손은 습관처럼 피드를 내렸고 첫 화면에서 친구의 여행 사진이 먼저 뜨더군요. 바다가 반짝였고 사람들은 웃고 있었고 캡션은 담백했습니다. 저는 “좋겠다” 하고 넘기려 했습니다. 원래는 그렇게 끝나야 하는 감정이었는데 이상하게 그 다음이 따라왔어요. “나도 저기 가야 하는 거 아닌가.”

그 생각이 무서운 건, 그게 꼭 질투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그 친구가 잘 되길 바라거든요. 그래서 처음엔 축하하는 마음이 더 큽니다. 문제는 두 번째 화면부터입니다. 승진 소식. 새 차 인증샷. 아이가 상장 받은 사진. 자격증 합격 캡처. 저는 계속 “축하해”를 누르고 있는 것 같은데 마음은 점점 다른 쪽으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나만 이렇게 멈춰 있나.”

이때부터 SNS는 정보가 아니라 거울이 됩니다. 아니 거울이라기보다 심판에 가깝습니다. 남의 장면을 보면서 내 삶을 평가해버리니까요. 심리학에서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고 타인을 비교한다고 말합니다(Festinger, 1954). 비교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SNS의 비교가 조금 특이한 재료로 이루어진다는 거예요. 내 현실은 통째로 알고 있고 남의 현실은 잘 편집된 부분만 보는데도 감정은 그걸 ‘전체’처럼 받아들입니다.

저도 제가 올리는 걸 생각해보면 뻔합니다. 평범한 월요일은 잘 안 올리고 기분 좋았던 순간을 고르게 되죠. 사진은 몇 장 중에 제일 괜찮은 걸 올리고요. 남들이 보기엔 제 계정도 하이라이트처럼 보일 겁니다. 그런데 남의 계정을 볼 때는 그 사실을 자꾸 까먹습니다. 내 하루의 구김과 남의 하루의 하이라이트를 같은 저울에 올려두는 셈이니까요.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타인이 더 행복하다고 인식하기 쉽다는 연구는 이런 착각과 닿아 있습니다(Chou & Edge, 2012).

그 다음에 오는 감정은 좀 더 구체적입니다. FOMO요. 나만 빠진 것 같은 불안.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는 자리에서 내 이름만 빠져 있는 느낌. 저는 단체 사진이 올라오면 잠깐 멈칫합니다. “나만 안 불렀나.” 여행 사진을 보면 또 다른 불안이 올라옵니다. “나는 언제.” 이건 단순한 예민함이라기보다 사회적 연결 속에서 생기는 동기와 감정의 조합으로 연구되기도 합니다(Przybylski et al., 2013).

이상한 건 이 감정이 오래 가지는 않는데 잔상이 남는다는 거예요. 피드를 보는 동안에는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기다가도 앱을 끄고 나면 마음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나는 그냥 쉬려고 켰는데 쉬지 못한 기분. 누군가의 삶을 구경하고 나온 뒤에 내 삶이 더 좁아 보이는 기분. 이런 경험은 특히 ‘구경하는 방식’으로 SNS를 사용할 때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논의가 있어요. SNS를 수동적으로 사용할수록 안녕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들이 그 방향을 지지합니다(Verduyn et al., 2017).

저는 가끔 여기서 더 큰 오해를 합니다. “내가 약해서 그래.” “내 자존감이 낮아서 그래.” 물론 자존감이 영향을 주기도 하겠죠. 실제로 SNS에서의 사회 비교와 자존감의 관계를 다룬 연구도 있습니다(Vogel et al., 2014). 그런데 저는 그보다 먼저 환경을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SNS는 비교하기 쉬운 재료를 끝없이 공급합니다. 그리고 그 재료는 대부분 ‘잘 된 장면’입니다. 비교가 시작되기 좋은 판이 이미 깔려 있는 거예요.

그렇다고 “끊어라”는 말은 저한테도 잘 안 됩니다. 저도 사람들 소식이 궁금하고 정보도 얻고 싶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요즘은 끊기보다 각도를 바꾸려고 합니다. 아주 작은 방식으로요.

저는 어떤 계정을 싫어서가 아니라 ‘지금의 나한테는 자극이 세서’ 잠깐 숨긴 적이 있습니다. 친한 사람의 좋은 소식도 어떤 날엔 부담이 되더라고요. 그날의 저는 축하할 에너지가 없었던 거죠. 또 하나는 SNS를 “확인”으로 쓰는 순간을 줄이려고 했습니다. 확인은 끝이 없는데 활용은 끝이 있더라고요. 레시피 하나를 보고 닫는 날에는 덜 흔들렸고 근황을 무한 스크롤로 훑는 날에는 비교가 더 빨리 붙었습니다(Verduyn et al., 2017).

마지막으로 저는 문장을 하나 붙였습니다. 마음이 훅 내려앉는 순간에요.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건 그 사람의 전체가 아니라 하이라이트다.” 이 문장이 감정을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대신 속도를 늦춰줍니다. 비교가 시작되기 전에 아주 짧은 틈을 만들어줘요. 저는 그 틈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감정이 올라와도 그 틈이 있으면 선택이 생기니까요.

SNS를 보면서 나만 뒤처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지극히 정상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원래 비교를 하니까요(Festinger, 1954). 다만 그 비교가 왜곡된 재료 위에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저는 조금 덜 휘둘렸습니다. 오늘도 피드를 보다가 마음이 작아졌다면 그건 내가 못나서라기보다 내가 비교하기 쉬운 환경에 잠깐 오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래서 SNS를 끊는 사람이 되기보다 다시 돌아오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앱을 닫고 내 실제 삶으로 돌아오는 힘. 그 힘은 생각보다 사소한 선택에서 만들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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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Chou, H.-T. G., & Edge, N. (2012). “They Are Happier and Having Better Lives than I Am”: The Impact of Using Facebook on Perceptions of Others' Lives. 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 https://doi.org/10.1089/cyber.2011.0324
  • Festinger, L. (1954). A Theory of Social Comparison Processes. Human Relations, 7(2), 117–140. https://doi.org/10.1177/001872675400700202
  • Przybylski, A. K., Murayama, K., DeHaan, C. R., & Gladwell, V. (2013). Motivational, emotional, and behavioral correlates of fear of missing out.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9(4), 1841–1848. https://doi.org/10.1016/j.chb.2013.02.014
  • Verduyn, P., Ybarra, O., Résidon, K., Jonides, J., & Kross, E. (2017). Do Social Network Sites Enhance or Undermine Subjective Well-Being? A Critical Review. Social Issues and Policy Review, 11(1), 274–302. https://doi.org/10.1111/sipr.12033
  • Vogel, E. A., Rose, J. P., Roberts, L. R., & Eckles, K. (2014). Social comparison, social media, and self-esteem. Psychology of Popular Media Culture, 3(4), 206–222. https://doi.org/10.1037/ppm0000047